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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법

아이보다 엄마는 더 놀고 싶다! 인쇄하기 공유하기

여성과 두 아이 견원지간에서 베스트 프렌드가 된 남매, 왜일까?
지난해 여름, 2학년 꽃님이, 다섯 살 꽃봉이 두 아이와 제주도에서 한 달 동안 월세를 얻어서 살다 왔다. 학원도 텔레비전도 컴퓨터도 없이, 심지어 제주도의 숱한 테마파크와 명승지도 별로 없이 그저 바닷가와 도서관만 왔다 갔다 하면서 단순하게 보냈는데, 생각보다 훨씬, 훨씬 더 좋았다!
고작 한 달 어딘가로 여행을 간다고 해서 대단한 휴식이나 배움 같은 거 있겠느냐고 별 기대 없이, 그저 놀러 간 것이었는데도 생각보다 많은 것이 바뀌었다. 일단 아빠와 아이들의 사이가 매우 좋아졌다. 꽃님 아빠는 늘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아빠이긴 하지만 워낙 바쁘다보니 같이 지내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는데, 주말마다 방해물(전화와 각종 경조사. 텔레비전도!) 없이 온전하게 아이들과 지내다보니 주중에 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훨씬 더 친밀해진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바뀌었다. 아이들은 건강하고 명랑해졌으며, 5분 간격으로 말다툼을 하던 남매가 ‘베프(베스트 프렌드)’가 되었다. 낯가림이 있던 꽃님이는 어른들과도 대화를 잘하게 됐고, 24시간 모범생 노릇을 하느라 늘 긴장해 있더니 어느 순간부터 잘 웃고 잘 까부는 아이가 되었다. 꽃봉이는 표현이 훨씬 더 풍부하고 정확해졌다. 다른 사물에 대해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자신의 감정을 매우 섬세하게 표현한다. 요 꼬마가 여름 동안 자신과 세계에 대해서 제법 느낀 게 있구나 감탄을 할 정도다. 무엇이 아이들을 바뀌게 했을까. 어쨌거나 집에 있을 때보다 바다에서, 숲에서 논 적이 훨씬 더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자연의 힘이 이렇게나 대단한 것인가!’라고 감탄하기엔 살짝 맛만 본 정도에 불과한데…. 아이들의 변화가 하도 놀랍고 신기해서 여러모로 분석을 해보다가 한 가지 답을 찾았다.
그건 바로 휴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아이들이라고 왜 인생이 피곤하지 않겠는가. 이거저거 엄마가 들이밀지 않아도 아이들은 세상을 배우느라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 기껏 쉬어봐야 조금만 들여다봐도 눈이 빠질 것 같은 스마트폰과 텔레비전, 공부인지 쉼인지 알 수 없는 책들, 각종 놀이를 빙자한 학습들…(적어도 우리 집 아이들은 그랬다) 그러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통째로 주어지자 아이들은 까르르 웃으며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결정적으로 엄마도 바뀌었다. 늘 스케줄과 약속에 ?i기며 아이들에게 빨리 좀 먹고, 빨리 좀 옷 입고, 빨리 좀 따라오기를 요구하던 엄마가, 긴장을 풀고 웃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리 한 달 동안 쌀 10㎏을 먹었다고 해도 여행은 여행! 각종 집안일 스트레스가 확 줄어든 데다 전화 횟수와 인터넷 시간이 확 줄어든 엄마야말로 느긋하게 아이들만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딱 한 달. 휴식의 여름을 보내고 난 후 적어도 1년이 넘은 지금까지 우리 가족은 사이도 좋고, 세상을 향한 컨디션도 좋다. 세상에서 제일 잘한 일은 아이들을 낳은 것이고, 그다음 잘한 일이 제주도에서 여름을 보낸 것이라고 생각할 만큼 나에겐 소중한 시간이었다.
 

뛰어노는 남매 무조건 쉬기 No! 휴식에도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
하지만 “오오, 그래! 쉬면 되는 거야? 쉬는 거야 쉽지. 다 때려치우고, 놀러 가자고!”라고 말할 순 없다. 일주일 휴가도 얻기 빠듯한 건 물론이고, 쉬는 것이 정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쉬었기 때문에 좋았다고 했으면서 쉬는 것이 정답이 아니라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기에게 맞는 방법으로 쉬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올해 여름에 제주도에 방을 얻었던 이웃이 꽤 많았다. 대부분은 정말 좋았다며 입을 모았지만, 딱 한 집이 고생만 하다 왔다며 불평을 하는 거다. 왜일까. 동네 이웃들끼리 모여 다 같이 얘기를 해보니 그 집은 원래 여행을 좋아하는 집이 아니었다. 집 아닌 곳에서 자는 것도 불편하고, 체력도 약해서 암만 바닷가 물놀이라도 이틀 연달아 하는 건 싫은 가족이었다. 그런데 왜 제주도로 간 걸까? 남들이 다들 좋다니까, 옆집 꽃님이가 변해서 온 걸 직접 보니 진짜 좋긴 좋은 거 같아서 간 거였다.
그제야 모여 있던 엄마들이 다 같이 깨달았다. 아, 무조건 쉬는 게 좋은 게 아니라 자기 방법대로 쉬는 게 좋은 거구나!

어디 쉬는 것만 자기 스타일대로 해야 즐거울까. 인생 모든 부분에서 자기 스타일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야말로 자기 스타일대로 해야 즐거운 게 아닐까. 엄마가 되기를 아주 간절히 원했던 사람도 막상 엄마가 되고 나선 생각보다 엄마 노릇이 훨씬 더 힘들고 긴 것을 깨닫고 울지 않았을까?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미 부모가 되어버린 것을. 이럴 때 가장 유용한 충고는 이것이다. 다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육아를 즐기기 위해선 무엇보다 자기의 스타일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어떨 때 즐거워하는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가? 내가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에게 필요한 것보다 내게 필요한 것을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뻔뻔함이야말로 아이를 위해 필요하다. 왜냐하면 엄마가 편하고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좋다는 방법을 다 써서 아이를 키우려고 들면 너무 인생이 피곤해진다. 엄마도 사람인데, 엄마라고 어떻게 다 참고 견디며 육아의 강을 건넌단 말인가. 어차피 아이가 독립할 만큼 자라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그동안 엄마로서 충실해야 한다면 디테일은 좀 더 내 스타일대로, 내 취향대로 해도 되는 게 아닐까?

아이들만 다중 지능이 있는 게 아니다. 엄마도 다중 지능이 있다. 어떤 엄마는 아이들과 잘 노는 재주가 있고, 어떤 엄마는 맛있는 음식과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는 능력이 있고, 또 어떤 엄마는 공부를 잘 시키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모든 걸 다 잘하는 엄마는 확신컨대, 없다!
저마다 좀 더 자신감 있게 자기의 장점을 살려 아이를 키운다면 육아가 훨씬 더 즐거워질 것이다. 단점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좋지만, 힘들 땐 그런 노력은 잠시 잊고 나의 장점에 충실해지는 것이다. “어쩌겠어? 나 같은 엄마를 만난 것도 얘 운명이야”라고 말할 수 있는 뻔뻔함. 이것이야말로 피할 수 없다면 즐길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아이가 원하는 것은 능력 있는 엄마가 아니라 행복한 엄마니까 말이다.
 

열 살 꽃님이와 여섯 살 꽃봉이를 키우는 엄마 전은주 씨는 14년간의 가열찬 방송작가 생활 끝에 전업 주부가 된 지 몇 년 되었다. 잡학다식 ‘수다발’과 술술 읽히는 ‘글발’로 블로그 ‘꽃님이네(blog.naver.com/mollafasa)’를 운영하며 많은 블로거들의 아낌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엄마도 편하고, 아이들도 좀 더 즐겁게 사는 방법을 늘 궁리 중인 그의 저서로는 <초간단 생활놀이 150>과 <아이들과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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